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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의 노래

boyahmoon 2006. 12. 8. 15:01

글이나 시를 읽으면 내가 겪은 상황이나 감정은 아니지만

참으로 와 닿아 맘이 짠해지는게 있다. 감정이입? ㅋ

신경림 시인의 갈대, 가난한 사랑의 노래도 그랬다.

그 시의 주인공의 아픔이 전해졌다. 그래서 내겐 좋은시다

 

 

가난한 사랑의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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