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나 시를 읽으면 내가 겪은 상황이나 감정은 아니지만
참으로 와 닿아 맘이 짠해지는게 있다. 감정이입? ㅋ
신경림 시인의 갈대, 가난한 사랑의 노래도 그랬다.
그 시의 주인공의 아픔이 전해졌다. 그래서 내겐 좋은시다
가난한 사랑의 노래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박경철 지음 (0) | 2008.07.14 |
---|---|
빈집 (0) | 2008.01.17 |
bobo에게... (0) | 2007.02.22 |
경성 트로이카 (0) | 2007.02.09 |
우리말 깨달음 사전 (0) | 2006.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