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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화(붓과 색으로 조선을 깨우다)-EBS화인 제작팀

boyahmoon 2009. 6. 16. 09:52

* "김홍도가 그린 선은 굉장히 음악적이야. 판소리 장단처럼 끊어질 듯 이어지고, 이어질 듯 끊어진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음률이 보여."

* "처음으로 일상의 풍경을 사실적이면서도 재밌게 묘사하고 인물의 표정을 풍부하게 표현하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김홍도야. 김홍도가 그런 전형을 만들어낸 거고, 그 뒤부터 다른 화가들도 그런 식으로 풍속화를 그렸지. 그리고 사람들은 김홍도의 표현법을 풍속화의 당연한 특징인 양 생각하게 된 거잖아."

* 그런데 신기한 일은 어느 순간 단원의 작품세계에서 풍속화들이 사라진 것이다. 처음부터 그런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는 듯이, 마치 거짓말처럼. 40대에 들어선 김홍도에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1791년, 그의 나이 47세 되던 해에 중인이었던 그에게 놀랄 만한 사건이 생겼다. 정조의 어진을 그린 포상으로 김홍도가 한 고을의 사또가 되었던 것이다. 중인계급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직책인 종6품 현감에 제수되어 충청도 연풍고을에 부임한 김홍도. 관직에 오른 후 그의 그림세계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된다.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독수리의 모습이나 매화나무 위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까치들의 모습을 그리는 등 그의 그림들이 문인화풍으로 변한 것이다. 그는 조선 사대부 양반들을 중국 고사에 빗대어 중국 풍 형식으로 그려내기도 했다.

~ J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어서인지 단원이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30대에 화원으로 봉직했으니까 궁중에서 가장 수요가 많았던 풍속화를 그렸던 거겠지. 나이가 들고 벼슬길에 오르면서부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인화풍의 산수화라든가 선종화에 몰두하게 된 것 같아."

풍속화의 제작이 이전보다 드물어진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었다.

* 등장인물이 누군인지를 떠나서 신윤복은 에로틱한 장면들을 그림 속에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책내용중 J의 말 "남녀의 성기와 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혜원의 춘화는 당시에도 인기가 좋았어. 성리학적 사회 질서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묻혀 있었을 뿐이지, 포르노그래피는 18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 빈번하게 표현된 주제였거든.") 추파를 던지거나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녀가 등장하고 성적인 상징과 암시로 가득한 그의 그림은 한마디로 조선의 성 풍속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 신윤복의 < 월 하 정 인 >

       月 沈 沈 夜 三 更      兩 人 心 事 兩 人 知

     달도 기운 야삼경 두 사람 속은 두 사람만 알지

: 참으로 멋지다.......그 밤 공기가 전해오는듯..(文)

* 신윤복의 < 미 인 도 >

       盤 薄 胸 中 萬 化 春

       筆 端 能 言 物 傳 神

     저 작은 여인네의 가슴에 담겨 있는 봄볕 같은 정회까지

     어찌 붓 끝에 모두 담아냈느뇨?

  : 신윤복이 직접 적어 넣은 칠언시의 내용이다.

    그는 <미인도>를 그린 후 스스로도 매우 만족했던 것 같다

* 「근역서화징」은 20세기 초 오세창에 의해 기록된 책으로

  조선 역대 서화가들의 행적을 총정리한 사전과 같은 책이다.

*  이어서 깜봉 씨는 김준근의 작품이 그 당시 많은 작가들과 다른 기법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흰색으로부터 탈피를 시도한 바탕색은 한편으로는 현실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추상적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 조선 후기 실제 생활상과 사회구조를 상세히 보여주는 사전과 같다는 점을 그는 높게 평가했다.

 깜봉씨는 "김준근은 조선의 제일 마지막 시기에 활동한 화가로서, 제가 보기로는 그 후에까지 순수한 음악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퇴폐주의에 물들지 않았다고 할까요? 화려한 기교보다는 조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관심이 있었고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한 작가였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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